인연과 업

2010. 2. 6. 14:40
작년에 서광스님이 수업에서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제부터 제가 만나는 인연은 모두 좋은 인연이 될 것입니다." 저는 스님이 어떤 인생을 걸어오셨는지, 그동안 어떤 인연들은 어떻게 만들어 오셨는지 잘 모르지만, 마음 속에 남는 말이었습니다.

아쉽게도 한 학기 수업을 한 뒤로 학교에서 더 볼 수는 없었습니다. 간혹 학회에서 만나뵙고 인사를 하곤 했지요.

이번에 이런 저런 일을 인수인계를 받는데, 불교상담대학원에 "유식학과 상담" 과목이 보입니다. 혹시 하고 담당교수님을 보니, 서광스님이시네요~ 배시시 웃음이 나옵니다. '좋은 인연'이라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이제는 제가 도움을 드리는 위치에, 아니 제가 도움을 받는 위치에 있게 되었네요~ 

과거의 힘인 인연이나 업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날 인연을 '좋은 인연'이라고 선언한 그 힘이 놀랍습니다. 

비록 수업에서 배운 게 아니라 술자리에서 주워듣긴 했지만, '업'을 과거의 것으로만 보는 것을 다르게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업의 영향은 결국 지금 이 순간 나의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업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과 생각과 행동 그 자체입니다. 업에 휘말리는 것도, 업에서 벗어나는 것도 지금 한번의 말, 지금 한번의 생각, 지금 한번의 행동에 따라 좌우되는 것입니다.

스님은 자신의 업을 지금 새로이 쌓아가고 계시는 걸까요? 정토회에 들어가 있는 모모누나가 보낸 메일을 보면, 정말 업은 다시 씌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주변에서 정진하고 있는 분들을 보니 자극이 됩니다. 치유자가 되기 위해선, 네가 먼저 치유되면 될 것이라고 말해준 아침햇살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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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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