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2011. 2. 20. 12:29
'너와 나'에 대한 세 가지 입장.

먼저, 서구 상담에서...
  우선 서구 상담에서는 건강한 자아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정신분석이나 분석심리학은 이미 경험이 쌓이 성인들에게 보다 적합할 정도로, 성장 단계에서는 지난 날을 반추하기 보다는 성장 과정에서의 '자아 정체감' 이나 '자아 존중감' 등등의 건강한 특성들이 중요시 된다.
  또 최근 가족 이론 학파에서 통찰했듯이, 관계 속에서의 경계에 대해서도, 서로의 경계가 유지되고, 경직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중요하게 여긴다.
  이렇듯 서구 상담에서는 개인의 발달과 개인의 경계를 제대로 세우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다음으로, 어제 포교원장님 법문 들으며...
  바로 '너와 나는 둘이 아니다.' 라는 말을 머리로, 체험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여러 가지 수행전통들이 각기 나름의 방법으로 이 말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저런 수행들을 조금씩 맛보아서 그런지, 체험적으로 이해가 되진 않지만, 요새는 그냥 알 것 같다. 
  상대, 혹은 내 주변의 세계는 '나'가 투영된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하고 있는 행동은, 자신에게 하고 있는, 하게 될 행동과 유사한 것 같다. 무엇인가 꾸준히 다른 사람에게 주고 있는 사람을 보면, 어쩌면, 자신을 상대로 상정해 놓고, 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계속 상대에게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혹은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예전에 자신이 함부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이 상황을 반복하면서, 어떤 답을 찾고자 하는게 아닌가 싶다. 자신이 그 순간에 제대로 아파하지 못해서 상대도 아프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거나, 한편으로는, 정말로 아프지 않은 것인지, 내가 아파하지 못했던 건 아닌지, 진실을 찾고 싶을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세계가 주변 사람들에게 투영되는 것이다.
  그래서 '너'는 곧 '나'인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너'가 '나'라는 존재의 거울에 비춰진 것. 

마지막으로, 마르틴 부버의 'I and Thou' .
  '나-그것'의 관계로 볼 때 나 역시 '그것'이 되고, '너'를 '나-너'의 관계로 볼 때, 나 역시 '나' 가 된다는 역설! 다시 말해서, '너'가 있음으로, '나'가 있게 된다. 주체는 주체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에 의해서만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불교적 시각과 맞대어 볼 때, '그것'의 거울로 세상을 비추어 보면, 모든 게 '그것'으로 보이지만, '나-너'라는 '존재'의 거울로 세상을 비추어 보면, 모든 게 '존재' 로 보이는 것 같다. 


이 세 가지 시각은 같은 차원에서 논의 되는 게 아니라, 비교하긴 어렵다. 그냥 이런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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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조사선?

2011. 2. 20. 12:05
어제 졸업식에서 포교원장님의 법문을 들으며, "와우~" 했다.

'조사선이란 무엇이냐! 산을 올라갔으면, 다시 내려오는 것이다. 어떤 깨달음을 얻었으면, 다시 일상으로 내려와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게 하심이다. 여러분이 불교상담대학을 시작할 때, 불교상담대학원을 시작할 때의 마음을 가지고 학업을 시작했다. 이제 여러분은 졸업을 하여 그 꼭대기에 올라왔다. 이제 다시 산을 내려가서 원래 있던 자리에 가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주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은 너와 나가 둘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담을 할 때 상담가와 내담자 둘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이미 불교상담이 아니다. 그냥 상담이다.'

'상담은 나를 상담하는 것이다. 내담자가 와서 뭔가를 던져주면 그런 의문을 가지고 또 대답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너와 나는 둘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내 자신이 상담이 되고 나면, 상대에 대해서도 상담이 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잭 콘필드의 『마음의 숲을 거닐다』『깨달음 이후의 빨래감』에 나온 이야기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요새 열심히 스터디 하고 있는 Caroline Brazier 의 책 『Other-Centred Therapy』의 근간이 되는 철학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쵸감 트룽파의 『The Sanity We Are Born With』의 앞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음... 음... 음... 

포교원장님은 이미 상담을 하기에 충분하신 것 같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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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기적수업

2011. 2. 6. 18:58
슬슬 움직이기 시작하였군...

몇 년안에 한국어판이 나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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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순환

2011. 2. 2. 21:56
내가 받고 있는 것들을 가만히 떠올려 보면 이들은 살며시 얼굴을 드러낸다. 자~ 내가 먹는 음식에서 태양을, 내가 내쉬는 숨에서 나뭇잎을...

[깨달음 이후 빨랫감], p. 342

딸기는 기계로 따기에는 너무나 부드럽다. 잘 익은 딸기는, 즉 모든 과일들은 사람의 부드러운 손으로 딴 것이다. 젤리를 바른 토스트는 모두가 누군가의 아픈 무릎과 허리와 엉덩이를 의미하며, 그들이 흘린 땀을 의미한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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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의도와 주의

2011. 2. 2. 21:42
내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의도에 주의를 두어야 하는 까닭...


[깨달음 이후 빨랫감], p. 328

의도를 인식하는 것이 순간순간의 수행에서 깨어 있게 하는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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