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마을 버스를 타고 가는데, 앞문으로 갑자기 호박벌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앞에서 두번째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제 앞자리 창문에서 윙윙소리가 납니다. 엄지손가락 만한 호박벌이 밖으로 나가려고 계속 창문을 더듬네요. 호박벌 날개짓 소리는 무섭습니다. 마침 손에 카메라가 있어서 호박벌을 찍으려고 하는데, 안쓰럽습니다. 밖으로 나가려고 길을 찾고 있는 호박벌에게 카메라만 들이대며 내가 원하는 것을 취하기는 어렵네요.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기만 합니다.

그때~ 우산 손잡이 같이 생긴 물체가 창가로 날아옵니다. 탁! 앞에 앉은 학생이 손에 들고 있던 물건으로 호박벌을 내리쳤습니다. 저의 양미간이 일그러지고, 온 몸이 오그라듭니다. 호박벌은 아직 죽지 않고, 윙윙소리만 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버스 내리면서 보니 허리부분이 비뚤어져 있습니다. 고통스럽습니다. 무서움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호박벌이 우리를 찌를까하는 두려움에 있을까요? 무서움이 호박벌에게 있는지,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인지 먼저 봤으면 참 좋았을 것입니다. 

무서움을 주는 대상이 호박벌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호박벌을 없애버리려고 하겠지요. 하지만 무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마음이라면 우리는 과연 물건으로 마음을 내려칠까요? 그저 자리를 피하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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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실존주의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이걸 해서 뭐하지?' 하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런 질문이 이어지면서 '살면 뭐해?' 라는 질문까지 이어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지 않을 듯 합니다. 발터 셸스라는 사진작가는 죽음 전후의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담아서 우리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6명의 사람들에 대해서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책으로 출간이 되었군요. 흠... 무섭기도 하고, 숙연하게 만드는 사진들입니다...



Posted by 마몸
큰 기대를 하고 가진 않았는데, 후반부의 시연 세션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중풍치료를 위한 요법들을 소개했는데, 먼저 카이로프랙틱 시연을 보여주신 이민선 교수님~

먼저 몸을 풀어주고, 목 뒤의 경추를 풀어주고, 몸 위쪽부터 아래까지, 팔 다리를 교정해 줍니다. 처음 보는 카이로프랙틱 시연이었는데, 교정할 때 나는 '우두둑' 소리에 깜짝깜짝 놀랬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는 4차원벨트운동을 창안하신 백동기 교수님이십니다. 1차원 균형은 몸의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른손 잡이는 오른쪽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어 몸의 좌우 균형이 깨지게 된다고 하네요. 이런 방식으로 맞추어야 할 균형이 좌우균형 말고도 3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래서 4차원이빈다. 간단한 벨트를 가지고 하는 운동인데, 앞으로 많이 유행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댄스무브먼트 테라피를 보여주신 류분순 교수님이십니다. 역시 무동동작치료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축성 있는 천을 이용한 치료, 치면 윙~ 소리가 나는 도구로 몸을 인식시켜 주기도 하고, 나풀거리는 색색의 천으로 멋있는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몸과 연관되어 자신을 반영(미러링)해 주는 작업도 참 좋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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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Baraka 1992 BluRay

2009. 3. 14. 21:33
토렌트를 사용하다가 문득 작년 수업에서 보았던 영화가 떠올랐다. 강의 계획서를 찾아보니 바라카(Baraka) 라고 되어 있다. 인류가 간직하고 있는 원시적인 모습들에서의 생명력과 극명히 대조되는 현대 사회의 사람들을 비교해준다. 굳이 정치적인 메세지로 읽지 않더라도, 담겨진 영상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경이롭다. 700MB로 압축된 avi 로는 도저히 그 감동을 맛보기 어렵다. x264 로 인코딩된 3GB 짜리를 받아보니 다시 기억이 떠오른다. 신비로운 수피즘의 군무, 물속에 반쯤 들어가 존재감을 뿜어내는 원숭이, 벌레처럼 우글대던 종교집단 처럼 보이는 집단의 움직임. 갠지스 강의 화장 장면, 병아리 공장, 지하철 속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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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기억과 스트레스

2008. 12. 22. 11:30
  이제 어느 정도 기억에 대해서 살펴보았으니, 기억과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으로 넘어갈 때가 되었다. 기억력에 대해서는 주로 해마와 연관지어 설명할 것이고,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는 변연계와 연관지어 설명할 것이다. 한편, 우리 신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조절 능력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생물심리학』(Biological psychology. 8th ed.) 에 나온 이야기를 적어본다. 우선 이전의 글들에서 장기 기억과 해마와 연관이 깊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특히 해마는 공간적인 기억과 연관이 깊다고 하는데, 런던의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를 뒷받침해준다. 런던 택시 기사 자격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관광객들의 수 많은 관심 지역과 기차역 부근의 입주내역을 상세히 외워야 하고, 가상으로 하는 운행 테스트에서 합격해야 자격이 발급되기 때문이다. MRI 영상으로 확인해 본 결과 택시 운전사들의 해마 뒤쪽이 평균적인 크기보다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택시 운전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후측 해마가 더 컸다. 이 결과를 통해 해마는 많이 사용할 수록 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해마는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줄어든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시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 된다. 이후 아드레날린으로 알려진 에피네프린이 부신 수질에서 방출되어 1시간 이상 몸에 영향을 줄 수 가 있다. 이런 반응은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감지할 뿐 만 아니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신체를 준비시키게 된다. 하지만, 세번째 반응은 좀 더 복잡하게 우리 신체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경로로 알려진 스트레스 반응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Cortisol) 을 분비한다. 이는 하루나 일주일 정도 몸에 영향을 미치는데,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코티졸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속적으로 높은 코티졸 수준은 기억을 일시적으로 방해할 뿐 아니라, 해마에 있는 뉴런들의 취약성을 증가시켜, 뉴런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해마의 손상은 다시 코티졸 수치를 높이게 되는 원인이 된다. 즉, 악순환이 시작 될 수 있는 것이다.
  
코티졸 수준의 증가 → 해마의 손상 → 코티졸 수준의 증가 → 추가적인 해마 손상 → 코티졸 수준의 증가

  또한 외상성 스트레스 증후군(PTSD)과 해마도 연관이 된다. 극심한 충격을 받는다고 모두가 다 PTSD 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에 착안해 실험이 진행 되었다. 실험 결과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후에 6분의 1정도가 PTSD 증상을 보였다. 측정 결과 이들의 해마는 평균적인 사람들의 크기 보다 작았다. 해마의 크기가 PTSD 의 결과인지,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나 PTSD 희생자들의 해마가 작은 것이 코티졸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손상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PTSD 희생자들의 코티졸을 측정해 본 결과 사건 이후 정상 수준보다 낮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코티졸 수준이 낮아서 스트레스에 저항에 대항할 준비가 부족해 스트레스의 손상에 더 취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PTSD 의 경우 코티졸과 해마와 연관성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정리하면 해마는 조절될 수 있다. 풍부한 환경과 운동, 그리고 해마와 연관이 있는 학습 활동을 통해서 해마는 증가될 수 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부신 스테로이드(adrenal steroids)가 분비되고, 나이를 먹으며 해마는 감소될 수 있다. 이제 스트레스에 대해서 다룰 때가 되었다. 다음 글 부터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다뤄 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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