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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2 Therapist

Therapist

2009. 6. 12. 23:13
실존주의 심리치료 마지막 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입니다.

therapist = the + rapist

일 수도 있으니 명심하라고 했습니다. therapist 는 심리치료사를 뜻하고, rapist 는 강간범을 뜻합니다.

어제 숙제를 하며 30분짜리 상담을 해 보는데, 이 말이 와 닿았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는 건 옷을 하나씩 벗는 것과 비슷합니다. 상대가 원치 않는데도 마구 속을 파헤친다면, 내가 치료자랍시고 마구 문제를 파헤친다면 두번째 단어 뜻이 될지도 모릅니다.

상담의 문턱이 높은 것에 대해서 상담학과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사람들은 아직 상담이 널리 퍼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좀 더 학교나 사회에 퍼지게 되면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문턱도 낮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크게 보면 그럴 수 있겠지만,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상담자과 내담자의 권력의 차이에서 문턱이 생긴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여성학에서 성별 이분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듯이, 저도 상담에서도 상담자-내담자 이분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데, 잘 풀어서 얘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담자가 내담자를 대상화한다면 바로 그 순간 권력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상담현장에서 내담자만 자신의 문제를 완화시키고, 인생의 고통을 경감시킬까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상담자가 내담자를 통해서 계속해서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가르치는 현장에서도 비슷합니다. 보통 가르치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되는데, 이는 배움-가르침 역시 한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상호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상담자는 단지 내담자가 있기에 상담자인 것이고, 내담자는 상담을 해 주려는 사람이 있기에 내담자가 되는 것입니다. 

상담관련 공부를 할 수록 사람을 대상화해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형적으로 "이상심리학"은 어떤 현상을 대상화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간중심상담" 도 배웠지만, 이상하게도 공감의 방법에 치우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문 자체의 사유하는 방식과 연관이 있는 걸까요? 저는 상담의 문턱을 낮추고 싶은데, 대상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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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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