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비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배운 분들은 꼭 이 두 가지를 비교하고 싶어합니다. 제 입장은 이거 비교할 시간에 공감을 한 번 더하든가, 호흡을 한 번 더 알아차리는 게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건 또 뭔가 싶습니다. ㅋㅋ

비폭력 대화(NVC)를 배운 분들은 통찰 명상(위빠사나)를 배우기도 하고, 통찰 명상(위빠사나)를 배운 분들은 비폭력 대화(NVC)를 배우기도 합니다. 얼핏 듣기로, 비폭력 대화를 배운 뒤에 명상을 배우는 분들은 자각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얻으려 하고, 명상을 배운 뒤에 비폭력 대화를 접하시는 분들은 명상의 주관적 경험을 체계화하는데 도움을 얻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뭐~ 이정도는 수용이 됩니다.

조금 더 많이 배우신 분들은 각 요소별로 비교를 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비폭력 대화의 '관찰, 느낌, 욕구, 부탁' 에서 '관찰'은 명상에서 말하는 관찰과 유사하고, '느낌'은 명상에서 말하는 신수심법(身受心法)에서 신(身)과 수(受)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은 비폭력 대화의 '욕구'는 명상에서 말하는 삶의 원인이자 괴로움의 원인인 갈망에 해당되게 됩니다. 그래서 '욕구'는 항시 변하는 것인, 무상(無常)한 것이 됩니다. 집착하지 말고,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하나의 대상이 되게 됩니다. 뭔가 꼬이기 시작합니다^^

비폭력 대화나 통찰 명상 두 가지 모두 이론보다는 실제 경험이 더 중요한 까닭에 저의 짦은 경험탓에 제가 비교를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헌데, 지난주 '존 커닝햄' 의 워크샵을 통해서 얻은 게 하나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 중요한 순간에 딴짓을 해 버리는 바람에 전부 듣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대략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욕구와 만나는 순간은 "후회하는 생각들인 과거의 시간과,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한 미래의 시간이 만나는 순간" 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지나가버린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현재에 살지 못하는 것이 과거의 시간이라면, 막연하게 바라는 것은 미래의 시간인 것 같습니다. 과거의 경험에서 오는 느낌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해 바라는 것에 대한 지금의 욕구를 찾는 그 순간이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만나는 순간' 이 아닐까 합니다. 즉, 현재에 사는 것이지요. 이는 명상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에 집착하며 괴로워하기 보다 순간순간 새로운 삶에 적극적인, 더 나아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살면 되는 것이라는 가르침과는 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땡~ 관념적인 비교는 이제 그만하겠습니다~
Posted by 마몸
이번에는 경인교대 인천캠퍼스에서 공개 강의가 있었습니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은 토요일 오후라 사람들이 많이 올까 궁금했습니다. 벚꽃이 한창이라 다들 윤중로에 가지 않았을까^^

어제의 꿀꿀함이 다 가시지 않았는지 개나리보다는 뒷모습에 더 눈길이 갑니다. 누구신지는 몰라 죄송하지만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하고 오르막을 올라가는 뒷모습이 이 길과 너무 잘 어울리네요~

이 길로 따라 가면 NVC 로 갈 수 있나요? 그런 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의실이 좀 높은 곳에 있습니다. 날이 따뜻해서 땀이 맺히네요.

강의실이 꽉 차진 않았지만, 나가 놀기 좋은 날씨에 비하면 많이 오셨습니다. 캐서린 선생님의 강의는 들을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들리는 데, 말하는 사람이 다르게 말하건, 듣는 사람이 다르게 듣건 다 만족스럽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다르게 한다는 것은 얼개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녹여낸다고 생각하니 만족스럽고, 듣는 사람이 다르게 듣는 것은 제가 이해의 폭이 다양해졌다고 생각하니 만족스럽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준 어떤 남자분 덕분에 '말하기'까지 하게 될 강의가 '듣기'까지 진행 되었습니다. 남자분이 솔직한 감정표현을 하는 것에 놀라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말하기를 하고 난 후에 어떠시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고 대답했을 때 제 속도 시원해지더군요. 사실 저도 그럴 때가 있거든요. 말하기, 듣기를 계속 하면서 남자분이 이야기하고, 공감받는 과정을 볼 때 그 마음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10대 초반의 학생도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주었는데, 너무너무 '관찰, 느낌, 욕구, 부탁' 과정에 맞게 이야기를 잘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마치 실이 술술 풀려나가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네 단계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감탄해서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박수 소리가 퍼졌습니다.

아는 내용인 것 같은데도, 들을 때마다 제가 가진 경험들이 다시 엮어지네요. 그리고 다시 한번 비폭력 대화의 얼개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준비하신 여러분들, 강의하신 선생님, 자신의 이야기를 꺼재 준 분들에게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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