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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2 휘영청 뜬 달

휘영청 뜬 달

2009. 4. 12. 02:55
집으로 오는 길 달이 휘영청 떳습니다. 오늘은 뭘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군요. 마음이 요만해져서 마음 안으로 아무것도 들이지 못하겠습니다. 안그래도 저는 거절을 잘 못하는데, 어떤 분이 부담스러운 부탁을 하네요. 뭐라고 해버렸습니다. 여유가 없어서 그런건데 남탓을 했습니다. 일단 편해지긴 할 것 같은데, 담주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집에 와서 커피잔에 달을 띄워봅니다. 전등을 켰는데, 달이 뜬 것 같네요^^ "동화로 열어가는 상담이야기" 에 나온 '달과 공주'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달과 공주

옛날 어느 나라에 어린 공주님이 살고 있었다. 공주는 왕과 왕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아름답고 건강하게 잘 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하늘 높이 금빛을 내며 떠있는 그 달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하여 공주는 부모님께 달을 따다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다. 왕과 왕비는 공주에게 달은 따올 수 없는 것이라고 열심히 설득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공주는 들은 체 만 체 여전히 달을 따다 달라고 졸랐다. 공주가 쉽게 물러서지 않아 왕은 유명하다는 학자들을 불러들이고, 의원도 불러들이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하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공주에게 달은 따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공주님, 달은 너무 멀리 있어서 가까이 다가설 수도 없습니다. 달을 따온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공주님, 달은 너무 커서 가까이 갔다하더라도 따올 수는 없습니다.”
 “공주님, 달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셔서 병이 든 것 같습니다. 제발 더 이상 달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공주는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달을 따다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공주는 단식 투쟁에 들어섰다. 왕과 왕비는 속수무책 설득과 협박을 반복했지만 공주는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 때 공주와 친하게 지내던 광대가 나타났다.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광대는 공주를 만나자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광대: “공주님, 달은 어떻게 생겼나요?”
  공주: “달은 동그랗게 생겼지 뭐,”
  광대: “그러면 달은 얼마나 큰가요?”
  공주: “바보, 그것도 몰라? 달은 내 손톱 만하지. 손톱으로 가려지잖아.”
  광대: “그럼 달은 어떤 색인가요?”
  공주: “달이야 황금빛이 나지.”
  광대: “알겠어요, 공주님. 제가 가서 달을 따올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공주의 방을 나온 광대는 왕에게 아뢰고 손톱 크기 만한 동그런 황금 구슬을 만들어 공주에게 가져다 주었다. 공주는 뛸 듯이 기뻐하였다. 단식 투쟁까지 하면서 그렇게 원하던 ‘달’을 드디어 손에 넣은 것이다. 기뻐하는 공주를 바라보며 광대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달을 따왔는데 마침 보름날인 오늘밤 달이 뜨면 공주가 뭐라고 할까. 염려가 된 광대가 공주에게 말을 건넸다.

  광대: “공주님, 달을 따왔는데 오늘밤 또 달이 뜨면 어떻게 하지요?”
  공주: “이런 바보, 그것을 왜 걱정해. 이를 빼면 새 이가 또 나오지? 그것과 같은 거야. 달은 하나를 빼오면 또 나오게 되어 있어. 그리고 달이 어디 하나만 있니? 달은 호수에도 떠있지, 물컵에도 떠있지 세상 천지에 가득 차 있어. 하나쯤 떼어 온다고 문제 될 게 없지.”

<출처: 박성희(1999). 상담실밖 상담실 이야기. 서울: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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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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