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기억력은 여러 가지로 필요하다. 공부할 때 필요하고, 전문 기술을 습득하는데 필요하고, 사회 생활을 하는데 필요하다. 각기 필요한 기억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공부할 때에는 암기나 정보를 체계화 하는게 중요할 테고, 전문 기술을 습득하는 데에는 배운 것을 여러 상황에 적용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 생활에서는 단순한 기억부터 복잡하고 체계적인 기억까지 골고루 필요하다. 요새 같이 평생 교육의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 하니 기억할 것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기억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지울 수 있을까?' 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뇌에 기억이 저장되는 방법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뇌에 관한 연구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계속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가 다 맞는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기억에는 몇십 초간 유지되는 단기 기억과 평생 남기도 하는 장기 기억이 있다. 오랜 만에 만난 친구의 전화번호를 듣고 그 자리에서 핸드폰에 입력할 때에는 단기 기억을 사용한다. 좀 있으면 전화번호는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며칠 뒤에 그 친구에게 연락할 일이 생겼을 때 '만나서 전화번호를 듣고 그 자리에서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지' 하고 핸드폰을 뒤적이거나 곧바로 전화번호가 떠오른 다면 이는 장기 기억에 저장된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기억되는 것일까?

  장기 기억에는 변연계(limbic system)가 관여한다. 변연계는 시상하부(hypothalamus), 편도(amygdala), 해마(hippocampus)로 이루어져 있다. 자세하게 용어를 나열하는 이유는 나중에 스트레스 관련된 글에서도 변연계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시상하부는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인다. 해마는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편도는 감정적 기억에 관여하고, 특히 공포 기억을 관장한다. 해마는 3세 이후에 발달하고 편도는 태어나면서 부터 발달한다. 그래서 3세 이전에 놀랜 것은 편도에 무의식적으로 공포로 남아있게 된다. 해마가 이야기나 정보와 같은 사실적인 내용의 기억을 담당한다면, 편도는 감정이나 분위기 같은 것의 기억을 관장한다.

  마지막으로 해마가 없는 사람의 예시를 보면서 글을 마무리 하려 한다. 1953년 간질병을 앓던 한 환자는 해마와 측두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통해 간질병은 없어졌지만, 기억 기능에 손상이 생겼다. 이 환자를 대상으로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진행한 결과, 환자는 순간적으로는 기억할 수 있지만, 다음 번에 연구자를 만날 때에는 기억을 떠올릴 수 없었다. 즉,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수술 이전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도 있었고, 자전거 타는 법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술 이전의 기억은 살아 있었다. 이를 통해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는 장소는 아니지만,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한 번에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착각하는 뇌』에 소개된 해마', '강봉균 교수님의 연구 결과' 를 쓰려고 했는데, 벅차다. 하나씩 나눠서 쓰는 게 좋겠다. 벌써 새벽 4시... 다시 생활 리듬이 깨지기 시작하는 건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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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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