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카페에 대한 글을 하나 쓰면서 머리에 퍼뜩 지나간 게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경험을 표현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 적혀 있는 지식과는 달리, 경험을 통해 나온 살아있는 지식일 수도 있고, 뭉뜽그린 정보가 아닌, 작고 세세한 정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카페 글을 하나 쓰려고 찾아본 내용들이 있었는데, 나열식으로 된 정보도 있었고, 경험을 적어놓은 블로그도 있었습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얻고자 하는 내용이 달라서 일 수도 있지만, 나열식으로 된 정보에 대해서는 '그냥 그렇다러다' 정도의 정보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정보들이 우리에게 지도가 될 수 있겠지요. 반면 자신의 경험을 상세하게 기록한 블로그에서는 '이런 면이 좋겠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나열된 지식을 지도에 비유한다면, 경험을 기록한 블로그는 지도를 보고 실제로 겪는 것들에 대한 기록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은 단지 경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경험은 작은 지식 한 가닥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알게 모르게 수 많은 정보들을 필요로 합니다. 시장은 어디며, 동사무소는 어디며, 교통은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에게는 그저 필요해서, 당장 해야하니깐, 더듬거리며 물어가며 찾아낸 정보들이지만, 완결된 경험마다는 각자 지식 한 가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해 내려고 하는 첫 사람들에게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니깐요.
이것과 관련해서 어제 책에서 본 문구가 기억납니다. 정보가 반드시 지식이 되는 것은 아니고, 지식이 꼭 지혜인 것은 아닙니다. 또한 지혜가 모두 통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통찰을 얻기 위해선 지혜가 필요하며, 지혜가 생기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한데, 우리에게는 정보, 지식, 지혜, 통찰 모두가 필요합니다.
... let me remind you that information isnot knowledge, knowledge is not wisdom,and wisdom is not foresight. Each grows outof the other and we need them all.- Arther C. Clarke- Life-Enriching Education 재인용
그렇습니다. 블로그에 기록된 경험은 정보에서 지식으로 자라는 과정이 아닐까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또한 그렇게 모인 지식들이 열린 공간에서 지혜로 자라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할 것은 내 경험이 지식으로 자랄 수 있을꺼란 믿음으로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지식이 지혜로 자랄 수 있도록 서로의 정보를 존중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게 아닐까 합니다 ~~